유학을 갔는데도 영어가 막막하다면? 운동으로 친구를 사귀자!
http://www.cyworld.com/toraheng/3882713
영국과 네덜런드를 거쳐 최종적으로 유학생활을 했던 미국. (그때의 재미있는 이야기들은 나중에..^^)
미국유학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영어..?
미국에서 유학중인, 혹은 이미 유학을 모두 마치고 돌아온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연과 감정도 참 가지 각색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이었느냐고 물어보면.. 역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음식이 입맛에 안맞아서 식빵에 고추장 발라 먹은 이야기는 흔한 이야기가 되었고, 집에서 보내주는 돈이 적어 생활고에 시달렸던 사람도 많을 것이고, 유달리 시차 적응이 힘들어 처음 3일동안은 반 시체가 되어 보냈다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다.
누군가 내게 그 시절 가장 힘들었던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난 희한하게도 '영어'라고 대답하곤 한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영어를 쓰는 나라에 공부하러 가면서 영어를 배우는 게 가장 어려웠으니.. 늦은 나이에 유학길에 오른 터라 영어를 익히는 속도가 참으로 더뎠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책으로 배운 영어와 현지의 영어는 정말 많이 달랐다. 특히 대학생들이 쓰는 은어와 속어는 따로 공부를 해야 할 정도로 어렵게 느껴졌다. 모두 웃는 상광에서 나 혼자 이해하지 못해 멀뚱멀뚱 눈만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는 상황도 여러차례...
뭐 그래도 간단한 대화나 수업을 듣고, 책을 읽는 것은 어느 정도 쉬웠지만 말하고 쓰는 것은....... 최악이었다...-_-; 별의 별 방법을 동원해서 영어를 늘려보려 했지만 모두 소용 없었다. 속정 부터 시작해서 시중에 판매 되는 모든 '영어 잘하는 방법'에 대한 책을 사서 읽고 따라 했지만 효과는 그다지..
프리젠테이션 때 마다 어떤 질문을 해올지, 또 그에 대한 대답은 어떻게 해야할지.. 프리젠테이션 내내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 모두 집중하고 나를 쳐다보는 가운데 머뭇머뭇 거리는 그 모습이란..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ㅡ,.ㅡ;;; 뭐 프리젠테이션 뿐일까. 매일 교수님이 내주는 레포트의 양 또한 어마어마했으니까. 매일 영어와의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영어.. 오직 영어. 내 머릿속엔 어떻게 하면 영어를 쉽게 늘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으로 가득차 있었다.
예쁘고 늘씬한 서양인 여자친구를 과연 사귈 수 있을까?
한국 학생들 사이에 영어에 대한 속설이 있다. 영어를 가장 빠르게 늘리고 싶으면 남성은 미국인 여자친구를 사귀고, 여성은 미국 남자를 시귀라고.. 하지만 현실은 참 다르다. 동양 여자가 미국인 남자친구를 사귀는 것은 흔한 일이다. 쌍꺼풀 없는 눈에 둥근 얼굴은 서양 남자의 눈에 묘한 매력과 귀여운 인상을 풍긴다고 한다. 그렇지만 남자는...? 동양인 남자가 미국 여자를 사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미국에서 학교를 다닐 때 친구들끼리 농담삼아 한 얘기가 있다. 만약 우리들 중에 그 누구라도 미국 여자와 사귀는 친구가 있다면 학교에 크디 큰 동상을 세워준다고. 물론 아무도 동상을 세운 사람은 없다..;;;
이런 외국인 여자친구는 상상속에나..
그래서 남자인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쉬운(그나마 쉬운) 방법은 동성 친구를 사귀는 것이다. 사실 동성 친구를 사귀는 것도 그리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다. 미국은 철저한 자본주의 국가에 개인주의 국가. 학교에 있는 모든 학생을 돈으로 구워삶을 수 있을 정도의 경제력을 가지지 않았다면 미국인 친구를 사귀는 일도 쉽진 않다. 물론 초등학교때 이민이나 유학을 가서 순수한(?) 시절의 만남이라면 모를까. 대화도 제대로 안되는 사람과 친구를 한다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일.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인 교환학생이 오면 한국어를 잘 하든 못 하든 친절하게 잘 대해준다. 물론 그 사람의 인격이나 성격이 잘 맞아 그렇게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사실 어느정도는 서양인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때문이다. 서양인들에게 동양인은 아쉽게도 그런 존재가 되지 못하므로.. 잘하는 것을 찾아 자연스럽게 그들에게 녹아드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함께 운동을 하며 친해지는 것.. 남자에겐 그것이 진리다!
이성친구는 포기했으니 동성친구를 사귀어야 한다. 동성친구를 사귀기 가장 쉬운 방법은 운동 밖에 없다. 그것도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미식축구.. 미식축구만이 친구를 사귀고 영어를 늘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판단했다. 미국내 미식 축구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경기가 있는 월요일마다 피자가게의 피자가 동이나고 길거리가 썰렁해진다. 한일전을 할 때의 그것과 비슷하달까?
처음엔 나도 보는것을 즐겼다. 직접 미식축구를 하는 것은 엄두도 안났으니까.. 미국인 학교 친구들과 같이 미식축구를 즐기는 것으로 시작했다. 내가 먼저 함께 경기를 보자고 권하고 피자를 사고.. 적극적으로 행동했다. 사실 처음엔 좀 힘들다. 하지만 오로지 친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일념 하에 진심으로 대했더니 그 친구들도 서서히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서서히 룰을 알아가고 선수들을 익히면 참 재미있는 것이 미식축구이다. 경기 룰을 완벽하게 마스터하고 팀과 선수들 학습-_-이 끝났다면 이젠 실제로 미식축구 경기에 참여해야 한다. 학교마다 많은 미식축구 팀이 있고, 도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모여 미식축구를 즐기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점심시간마다 농구나 축구를 하듯이.. 그들은 그렇게 미식축구를 하더라.
어느정도 미식축구에 대해 감이 잡혔을까... 나도 학교 팀에 들어가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릴때부터 운동을 좋아했기 때문에 그까짓거 연습하면 되겠지..라는 어리석은 생각으로 ㅡ,.ㅡ;;;; 막연히 학교 미식축구팀에 들어갈거란 생각을 했다. 물론 아무나 받아주는 것은 아니지만 주위의 소개로 연습을 참관하고 이 친구가 정말 열심히 할 것 같다는 확신을 주면 조금씩 권유가 들어온다.
그.렇.지.만.... ㅡ,.ㅡ 왠만하면 학교팀엔 들어가지 말것을 권한다.. 왜냐하면..... 엄청난 신고식과 지옥훈련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ㅠ_ㅠ
유학생활에 많은 도움을 준 미식축구
처음엔 그저 많은 미국인 친구를 사귀기 위해 미식축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점점 경기를 알아가고 학교 미식축구팀이 연습하는 곳에서 함께 직접 느끼고 미국인 친구들과 함께 땀흘려 운동하니 호기심 그 이상의 무엇을 발견할 수 있었다. 뭐랄까.. 외로운 유학생활에 활력이 되었을 뿐더러, 가슴 한 구석이 뻥~ 뚫린것 같았던 마음에 큰 안식이 되었다고 해야하나...
어느정도 자신감이 붙고 친구들과 친해질 무렵.. 학교 미식축구팀에 들어오라는 권유를 받았다. 야호~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왠지 인정받는 기분이 들었고, 더이상은 학교 친구들이 영어 못하는 동양인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에 너무 즐겁고 설레였다.
미식축구를 매일 함께하면 더욱 큰 네트워크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확신하며 난 그러겠노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그땐 몰랐다........ 그 것이 엄청난 실수였다는 것을.. ㅠ_ㅠ;;
팀에 들어가기 전 친구의 소개로 미식축구팀의 연습에 참관할 기회가 생겨 실제 연습에 참여를 했다. 러닝백을 한번 했었는데 왜 다들 나에게만 테클을 거는지.. 내 기억으론 한 네번 쯤 실신을 했던 것 같다. 알고보니 신고식이었는데.. 정말.... 그냥 죽는줄 알았다.. ㅡ,.ㅡ; 부딪힐 때의 그 느낌이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로 알지 못한다. 숨이 턱 막히고 아무런 느낌도 없어진다.
더군다나 처음 정식으로 장비를 갖추고 미식축구 경기에 임하면, 머리에 딱 맞는 헬맷 때문에 시야도 좁아지고 답답한 느낌이 든다. 그저 어안이 벙벙해진다고 해야할까.. 제대로 된 미식축구를 한번 경험하고는 그대로 떡실신.. 정말 어렵고 힘든 운동이 미식축구라는 것을 몸으로 겪어보면 뼈저린 체험을 했다. 실제 선수들이 연습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해병대 지옥훈련을 방불케 한다. 게다가 몸들은 어찌 그리들 좋은지.. 시합 연습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빡시게(?) 단련한다.
그렇지만.. 그 어려운 미식축구가 미국인 친구를 사귀는데는 가장 좋다. 미국 사람들은 운동을 잘하는 사람을 참 좋아한다. 뿐만 아니라 여자들은 운동을 잘하는 남성에게 호감을 많이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 미국으로 유학가서 영어가 제대로 안되어 교우관계에 애로사항이 있는 친구들에겐 나는 꼭 미식축구를 권한다. 굳이 몸으로 부딪히는 것이 아니라 같이 보며 즐기는 것이라도 한번 해보라고..
미식축구로 자연스레 미국 문화에 젖어들어..
동성친구들을 사귀려고 운동을 시작 한 것이었지만 어쩌다보니 미국 여자아이들에게도 인기가 생겼고 미국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다 보니 나의 영어실력은 나날이 늘어갔다. 또한 미국학교 친구들로 인해 학업에도 많은 정보와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학교 생활이 한결 즐겁고 수월해졌다. 많은 친구들을 통해 진정한 미국 문화를 접할 수 있었고 보다 더 자연스럽게 미국이란 나라에 적응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미식칙구로 친해진 친구들에 의해 그 친구의 친구를 소개 받고 또 그 친구의 친구들을 소개받고.. 한마디로 나의 네트워크, 즉 인맥이라는 것이 생겼다. 처음엔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것들을 정말 기쁘고 진심 된 마음으로 도워준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그 친구들과도 가깝게 지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한마디로 미식축구는 나에게 영어를 가르쳐주고 미국 생활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해줄 정도로 뜻 깊은 일이 되었다. 그때 사귀었던 미국 친구들과는 아직도 연락을 하며 안부를 묻고 지낸다. 내가 미식축구를 시작하지 못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아마도 홀로 외로움에 몸서리 치다가 힘든 미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일찌감치 귀국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영어를 잘하고 싶다면 운동으로 자연스럽게 친구를 사귀는 것을 권한다. 괜히 되도 않는 영어로 어영부영 대화를 시도하기 보다는, 함께 땀흘리며 몸을 부딪히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게 친구를 사귈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다보면 나도 모르게 미국 생활과 영어에 완전히 젖어드는 날이 금방 올 것이다..^
'Note_for_KHC' 카테고리의 다른 글
Bank of America 등등 미국에서 은행계좌 열기 (0) | 2015.05.26 |
---|---|
미국에서 핸드폰 사용하기 (0) | 2015.05.26 |
LA에서 살아남기 (0) | 2015.05.13 |
유학의 최종 목표는 대학원 (0) | 2015.05.13 |
영어 울렁증? 너무 겁먹지 말자! (0) | 2015.05.13 |